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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JOY

JOY - 04

[석율X그래] JOY - 4 


부제 - 엄마라는 이름의, 



Written by. shp 







*미래물 & 임신물 & 현실성 없음 주의* 
*배경 - 5년 후 (장그래 대리 & 한석율 대리)* 










그러니까 그 일은, 

기적, 이라고 밖에는. 








"아, 여보세요? 네, 선생님. 다행히 좀 내린 것 같아요. 어.., 지금, 37.8도요. 아..,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네.. 들어가세요" 



통화를 마친 석율이 다시 침대에 안쓰럽게 누워있는 그래의 곁에 다가가 앉는다. 좀 전에 이마에 올려준 물수건도 한 번 더 확인하고, 이불도 재차 꼼꼼하게 여미어 덮어준다. 아직 그가 내뱉는 숨에 열기가 있지만, 아까보다는 한결 내려간 온도에 석율의 긴장이 확 풀어진다. 아, 나 옷도 아직 못갈아입었네. 그제야 급하게 넥타이와 셔츠 단추 두어개만 풀러둔 채, 계속 그래를 간호하느라 엉망이 되어버린 제 모습이 보인다. 하아, 그가 쓴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얼른 셔츠를 벗고 옷을 갈아입고는, 그래 곁에 머리를 팔로 받친 채 누워본다. 


조이야, 아빠 놀랐잖아.. 아직 많이 티나는 건 아니지만, 이제 살짝 부풀어오른 그래의 아랫배를 조심스레 쓰다듬던 석율이 따뜻하게 웃어보인다. 퇴근하면서부터 계속 미열이 있는 상태였던 그래가 헛구역질 두어번에 호르몬 주사까지 맞고 나자, 맥 없이 오르는 열 앞에 지고 말았었다. 체온이 39도까지 올라 당장 병원으로 데려가야하나 고민하면서 주한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의외로 전화 너머의 주한은 몇가지 사항을 체크하더니 침착하게 이리저리 이동하는게 더 무리가 될 수 있으니 한 시간 마다 체온 재고 좀 지켜보도록 하자며, 괜찮을 거라고 저를 안심시켜주었다. 



"... 석율씨..." 

"어.. 깼어? 미안... 내가 깨웠어?" 


푹 잠겨버린 목소리의 그래가 저를 부르자 혹여나 제 손길에 깼나 싶어 놀라 물었더니 그래가 희미하게 웃으며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 


"미안.." 

"무슨 소리야... 자기가 왜 미안해... 선생님한테 전화 했더니, 으례 있을 수 있는 일이래" 



그제야 좀 열이 내려가는 듯, 눈을  떠 보인 그래가 손을 뻗어 석율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ㅡ밥, 먹었어요? 


".... 대충" 

"거짓말. 나 땜에 굶었구나..?" 

"으구, 무슨 말을 못해... 자기는, 배 안고파? 아니 안고파도 뭐 좀 먹자..." 



좀 일어나고 싶다는 그래의 말에, 석율이 조심히 그를 안아 식탁에 앉혀놓고 거의 미음에 가까운 쌀죽을 끓여 맑은 간장과 함께 내 놓는다. ㅡ맛으로 먹지 말고, 우리 조이 약이다, 하고 먹어. 
석율의 말에 살짝 입꼬리가 올라간 그래가, 한 술 후후 불어 뜨더니 -맛도 있어, 한다. 




"있잖아요...," 


천천히 죽 그릇을 비워내던 그래가 뭔가 회상하듯 운을 떼고, 석율이 응, 대답하며 따스하게 바라본다. ㅡ아니.., 별 말은 아니고... 


"이거 보니까.., 엄마 호박죽 생각나서요" 

".... 그래야..." 

"아냐, 그런말..., 그냥.. 울엄만 옛날에 왜 그리 죽을 끓이셨나 했는데.. 적은 양으로, 많이 먹게 할 수 있는건, 죽이 최고니까... 그게 참, 옛 

날엔 싫었는데. 요즘 가끔, 엄마 호박죽이 생각나서요. 조이 때문인가...." 


그래의 말을 조용히 들어주던 석율이 제 맞은편에서 그래의 옆자리로 다가가 가만히 그를 안아 토닥여본다. 호르몬 주사의 영향인지, 뱃속에 자리한 조이의 영향인지, 요즘들어 그래는 간혹 어머니 이야기를 한다. 두 사람의 가족에게는, 아직 말할 수 없었다. 처음엔, 조이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둘에게 충분히 힘겨웠었고, 후에는..., 말해야 할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에- 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두려웠었다. 특히나 그래가 많이, 두려워했다. 왜 아니겠는가. 뭐든 침착한 그래도 어머니라는 말 앞에서는 늘 한없이 흔들리는데. 고맙게, 자연스레 받아들여 주셨지만 이미 석율을 사랑하게 되면서, 양쪽 부모님 모두에게 한 차례 어쩔 수 없는 마음의 짐을 드렸다고 생각하던 그래였다. -다시 또 그럴 수, 없을거같아요. 그럼 우리 진짜 너무 나쁜 자식이잖아. 조심스레 -말씀.., 드릴까, 묻던 석율에게 그래는 그렇게 대답했었다. 회사에서 엄청나게 큰 프로젝트가 있어 당분간 못 들를것 같다고 전화를 드리던 그래의 모습이, 석율도 무척이나 아려왔었다. 



"가서, 먹고 오자. 그냥 호박죽 한 번 해달라면 되잖아. 뭐 어디 부산에 계신것도 아닌데... 응? 아님 나라도 다녀올까?" 



하지만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라는 고개짓뿐. -울 엄마 눈치가 얼마나 빠르신데.. 
지척에 계신데도 갈 수 없는 그래의 마음은 오죽할까 싶어, 더 이상의 말을 꺼낼 수 없는 석율이었다. 









"후우..." 

"왜그래...?" 



옷장 앞에 선 그래가 거울을 보며 수 분 째, 뭔가를 두고 낑낑대자, 걱정 된 석율이 한달음에 달려와본다. ㅡ이거 어떡해요? 울상이 된 그래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평소에는 꽤 낙낙하던 바지가 어느새 꽉 들어 맞는다. 조이는, 참 잘도 자라고 있었다. 


그래는 울상인데, 그 모습마저 귀엽다고 느낀 석율이 쿡, 하고 웃어보이자, 아니나 다를까, 빽, 웃겨요? 하는 볼멘소리가 되돌아왔다. ㅡ큭.., 미안미안, 아 근데 우리 자기는 왜 뭘해도 귀엽지? 하며 쪽, 뽀뽀한 석율이, 잠깐 기다리라더니 곧 가위를 들고 왔다. 


"헉, 자르게?!" 

"씁, 또, 또. 나 누구?" 

"큭..... 원인터 섬유팀, 현장신화 한석율 대리" 


ㅡ그렇~취, 그래의 깔끔한 대답에 웃어보인 석율이, 그래의 바지 허릿단 쪽에 재봉이 된 부분을 살짝 튿어낸다. 순식간에 손가락 반 개 정도는 들어갈 공간이 생겼지만 겉으로 보기엔 이상이 없다. 후우, 그래가 숨을 내쉬자 또다시 쪼옥, 뽀뽀한 석율이 웃는다. ㅡ이 정도면, 벨트 하면 안보여. 주말에, 옷 사러가자, 조이엄마.  



그러자 그래가 석율의 허리를 껴안아온다. ㅡ그래야? 그가 먼저 꼬옥 안겨오는 게 익숙한 풍경은 아닌지라 많이 힘든가 싶어 왜그러냐고 걱정스레 묻자, 그래가 흐음, 하고 제 체향을 맡는다. ㅡ잠깐만... 잠깐만 이러고 있어요. 



"열이 아직 좀 있다.... 많이 힘들어? 쉴래, 하루?" 


평소의 그래라면 응당, 아니. 라고 말해야 했을 타이밍인데, 푸스스, 웃어보인 그래는 그럴까.... 하며 힘없이 말한다. 그래가 간혹 이런 모습일때마다 슬몃 고개를 드는 죄책감도 안타까움도 속수무책으로 밀려온다. 마음이 아픈 석율이 그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데, 


지이잉- 지이잉- 


그래의 핸드폰이 울린다. ㅡ어, 성훈씨. 하며 아직도 석율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그래는, 


"뭐? 왜, 언제? 어, 알았어. 아냐 금방 가. 10분. 알았어, 아, 빨리 가비아 연락해서 오늘 물건 뜨냐고 물어봐. 어, 어 그래"  


다급하게 통화하더니 용수철처럼 튀어오른다. 


"그래야, 왜, 뭐야 응?" 

"포워딩 펑크. 옷 입어요, 나 가야돼 지금" 








"김성훈! 너 내가 어제 컨펌 하란거 어디로 들었어?!" 

"..... 했는..., 후.., 죄송합니다" 

"장그래! 너 김성훈이 컨펌 했었어도 한 번 더 확인 했어야 하잖아! 했어?" 

"...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장대리 너 요즘 왜이래! 무슨 일 있어?" 

"..... 죄송합니다" 



좀체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화를 낼 때는, 그만큼 상황이 심각했다는 걸 대변하곤 한다. 15층이 떠나가라 불같이 화를 내는 목소리는, 영업3팀 김동식 과장이었다. 


영업직. 결국엔 다 인맥이 만들어 내는 일이다. 성훈이 컨펌을 했었대도, 그래가 다시 한 번 했어야 할 일이었다. 그만큼, 신입사원 김성훈보다는 대리 장그래라는 사람이 업체에 주는 네임밸류가 있고 그 네임밸류는 곧 거래의 신속성과 정확도를 야기하는 것이었다. 허나 어제.., 못했다. 열이 올라서, 마지막까지 검토하지 못하고 퇴근했었다. 그리고, 평소의 그래답지 못한 행동임에 분명한 일이었다. 김과장님이 저렇게 불같이 화를 내는 데에는, 장그래 대리에 대한 실망감과 의아함도 분명 한 몫 했으리라. 


그나마 발빠른 대처이긴 했다. 다행히 오늘 운송에 여유가 있는 업체가 있었고, 장그래 대리와 김동식 과장의 컨택에, 물량은 제 시간에 맞춰 운항이 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장그래 대리, 스스로가 납득할 수는 없는 순간이었다. 하아.., 그래는 메고 온 넥타이를 풀러 책상 한켠에 둔다. 


사실 한동안, 이 자리가 주는 그 묵직함을 잊었더랬다. 제 지난 과거의 계단들도 사라졌었더랬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이 자리가 무언지. 조이가, 조이가 왔으니까. 그 기적같은 일에, 모든 것이 너무도 쉽게, 잊혀져 버렸다. 



우욱, 



쏴아- 

"후," 


갑자기 헛구역질이 올라와 빠르게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 그래가 파리해진 얼굴로 세면대 앞에 섰다. 시원하게 흘러나오는 물줄기에, 물을 조금 적셔 입에 대자, 그나마 좀 내려가는듯한 느낌이다. 일이 갑자기 터져 정신없이 출근하느라 먹은게 없었더니, 아이가, 이렇게 또 제 존재를 알려온다. ㅡ미안 아가.., 엄마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우리 조이를 또 신경 못 썼네. 근데 조이야, 엄마 오늘은 좀.. 힘들다. 조이가 엄마 좀 도와줘.... 









[그래야... 괜찮아? 나 내려갈까...? - 조이아빠] 


15층 상황이 어떤지 몰라 내려가보지도 못하고 제 자리에 앉아있는 석율은 그야말로 가시방석이다. 그래에게 문자를 보내 보지만, 확인하지 않는 걸 보니 정신없이 일처리 중이지 싶다. 석율은 한참을 고민하다, 얼른 채팅창에 있는 다른 이름을 찾아낸다. 


=영이씨, 장그래 많이 혼났어? -한석율 

=네 ㅠ 김 과장님 목소리가 15층을 울렸어요 - 안영이 

=나, 내려가보면 안될거 같지? - 한석율 

=네. 지금은 좀. 상황봐서 연락드릴까요? - 안영이 

=아, 진짜? 그래주면 너무 고맙지 (감동) 고마워 영이씨 - 한석율 



안영이는 진짜 멋진 여자고, 고마운 사람이다. 영이와의 문자에 그나마 한결 숨통이 트이는 것 같은 석율이, 사진첩 폴더에서 제일 윗쪽에 자리한 사진 하나를 터치한다. 새카만 화면에 떠오르는 조이의 지난 주 초음파 사진. 어느새 자라 팔과 다리모양이 제법 갖춰져있다. 화면을 바라보는 석율의 얼굴에 완연한 미소가 떠오른다. 누군가 봤다면 그 옛날 제가 그래에게 했던것처럼 물었을테다. 미친거야? 하고. 
ㅡ조이야, 지금은 아빠 대신 조이가 엄마 좀 지켜줘.  






[15층 비상계단. 조이엄마, 천천히 와요~^^ - 조이아빠] 



현장에 가 볼 일이 있어 나가기 전, 잠시 그래의 얼굴을 보고 가려고 문자를 보낸 석율이 발끝을 톡톡 치며 그래를 기다리고 얼마 후, 비상계단에 그래의 모습이 보인다. 그의 표정이, 밝지 않다. 생각보다도 엄청 깨졌나 싶어 얼른 다가가 안아주고는 짐짓 밝은 투로. 


"많이 혼났어....? 에이..., 그럴수도 있지 뭐..." 위로해보려는데, 

"그럴수도 있다니, 무슨 말이 그래요? 까딱하단 물건 다 공중에 붕 뜨는거 몰라요?" 


하는, 그래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ㅡ어? 아, 미안,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꽤 놀라버린 석율이 재빨리 그래의 표정을 살펴보는데,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반응인듯, 그래 또한 놀라 눈을 질끈 감는다. 


"아.. 미안.., 미안해요. 석율씨한테 화내려고 한게 아니라.., 아 나 진짜 왜이러는지 모르겠어 요즘" 


저 조차도 생소한 감정기복에 놀라 또 한없이 움츠러드는 그 어깨가 안쓰러워, 석율이 다시 그래를 따스히 안아 토닥인다. 
ㅡ괜찮아, 나한테 안 풀면 누구한테 풀려고. 나 그러라고 니 옆에 있는건데. 괜찮아 그래야... 


석율의 따스한 말에, 그래가 조금 더 몸을 기대어 온다. 석율의 토닥임이 한동안 그치지 않는다. 









"아저씨, 저 그럼 가볼게요. 기한 꼭 맞춰 주셔야 합니다?" 

"알았어 알았어. 걱정말고 가 봐. 근데 한대리, 뭐 좋은 일 있어?" 

"예?" 

"아니 하도 싱글벙글이길래. 좋아보이네" 

ㅡ아..,하하.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하며 웃은 석율이 조이 때문이라고, 못내 꺼내지 못한 말을 삼키며 돌아서는데, 




지이잉- 그의 핸드폰이 울린다. 액정을 바라보던 석율의 표정이 꽤나 당혹스럽다. 크흠.., 

"어. 작은 누나" 

-누구세요? 어머 제 동생 한석율씨 맞아요? 한석율씨, 살아계셨네~ 

"아.... 누나.. 미안해요. 일이 좀 있었어...." 

-야! 전화하는데 한시간이 걸리냐 두시간이 걸리냐! 원인터 일은 다 니가 한다든? 


다다다 쏘아 붙이는 석주였지만 틀린말이 하나도 없어 가만히 듣고 섰는데, 이내 좀 누그러진 석주가 무심한듯 툭, 묻는다. 


-근데, 너는 그렇다 치고 그래는? 그래도 바빠? 

"어.. 음... 어, 우리가 요즘, 좀.. 바빠" 
암. 바쁘지. 우리 조이 때문에, 정신이 없어. 



-그래? 뭐, 바쁘다니까. 얘, 그래도 엄마한테 전화좀 해. 올라가시겠다는 거 말리느라 혼났어. 

"어, 내가 할게요. 미안해 누나." 


ㅡ알면 좀 잘 해, 끊는다, 석주가 전화를 끊으려는데, 뭔가 퍼뜩, 생각난 석율이, 다급하게 석주를 부른다. ㅡ저기, 누나! 



-왜? 

"그.. 음... 누나 하준이 하영이 가졌을때..., 

그러니까 임신하면 막, 화도 났다가, 우울도 했다가.. 원래 그러는거지?" 

-임신? 왜, 너네 회사에 누구 임신했는데 막 화내? 

"어? 어어..., 그, 그럴때, 매형이 어떻게 해줬어요?" 

-음, 뭘 어째. 그냥 다 받아주고, 안아주고, 잘못 한거 없어도 무조건 미안한거지. 

근데 사실, 하준 아빠가, 그리고 주위 사람이 할 수 있는건 한계가 있지. 

"....그럼? 그냥 괜찮아 질 때까지 혼자 둬야 해?" 

-그러는것도 맞지만,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따로 있었어. 

"그게 뭔데요??" 











"후우, 떠, 떨지말자" 

어느 문 앞에 다다른 석율이, 한 여름도 아닌데 서늘한 식은땀까지 흘리며 가방을 쥔 손에 꼬옥, 힘을 준다. ㅡ이 문이, 이렇게 컸었나. 5년 넘도록 제 부모님 집 보다도 닳도록 드나든 곳인데. 새삼 심장이 방망이질을 해대는 것 같아 쉬이 문을 열기가 망설여진다. 하지만 머릿속에 맴도는 석주와의 통화가, 메아리가 되어 울린다. 


-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따로 있었어. 

- 그게 뭔데요?? 

엄마. 엄마 밥, 엄마 냄새. 우리 엄마. 

유일하게, 내가 가야할 길을, 나로 인해 먼저 지나온 사람 



석율은 지난 밤, 그래의 아픈 한 마디도 기억해낸다. 

- 요즘 가끔, 엄마 호박죽이 생각나서요 


후, 다시 호흡을 가다듬던 석율이 이내 무언가 결심한듯, 끼익- 열리는 대문을 열고 들어간다. ㅡ어머니, 저 왔어요. 









"ㅡ이건, 그럼 다시 수정해서 보내도록 하고," 

"네" 



모니터를 보면서 성훈에게 지시사항을 알려주던 그래가, 흘끗, 성훈을 본다. 항상 무언가 결의를 다지는 듯 고르게 세워져있던 바른 어깨가 추욱, 쳐져있다. 목소리에도, 한껏 풀이 죽었다. 에휴, 그 모습에 왠지 과거의 자신이 투영되는것만 같던 그래가 풋, 실소를 터트리며 그를 부른다. 


"김성훈씨," 

"네, 대리ㄴ..., 아, 네, 대리님." 

기계적으로 대답하던 성훈이, 저를 바라보는 그래의 눈빛에 다시 바르게 서서 대답을 한다. 


"실수였어. 뭣보다 내가 제대로 챙기지 못한게 제일 커. 

그런데, 우리가 실수를 두 번 하면, 그 때 부턴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되는거야. 알지?" 

"... 네....대리님.." 

"그러니까, 똑같은 실수 안하려면, 거기에 계속 매달려 있으면, 안되겠지?" 

"네...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꾸벅, 숙이는 모습에도 왠지 모를, 안쓰러움이 있던 그래가, 성훈을 향해 좀 더 누그러진 어투로 말한다. 


"알았으면, 가서 커피 한 잔 하고 와. 올라가 바람을 쐬고 오던지. 봄 볕, 좋더라" 

"네에...... 아, 네에???" 


큭, 하이구..., 그 누그러진 말투에 또 화들짝 놀라는 성훈이다. 



"나갔다 오시라구요~, 들어올 때도 어깨 축 쳐져서 들어오면 진짜 화낸다" 

"네 대리님. 그럼.. 다, 다녀오겠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뒤를 돌아 나가던 성훈이 다시 그래를 부른다. ㅡ저 대리님, 뭐 사다 드릴까요? 성훈의 물음에 그래가 괜찮다는 듯 웃어보인다. ㅡ아니야, 난 됐어. 돌아나가는 성훈을 보던 그래가 입맛을 살짝 다신다. ㅡ에구우, 조이야... 엄마 커피 마시고 싶어.... 그래가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슬쩍, 입꼬리를 올린다. 




  



타닥-타닥- 


고요한 사무실에 그래가 키보드를 치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어디를 다녀오는건지, 좀 늦을거라던 석율의 연락에, 그럼 그냥 혼자가겠다고 했더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대답이 돌아왔었다. 마침 오늘의 실수가 있어, 이미 검토하던 서류들을 다시 한 번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에 그러마고 조용한 사무실에서 석율을 기다리고 있는 그래였다. 


벨트도 풀러내고, 셔츠 단추도 좀 풀어내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진 그래는, 이 시간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제야, 낮에 비상계단에서의 일도 떠오른다. 


"아무래도 엄마가, 너무했지, 조이야?" 


요즘 챙겨보는 임신 관련 서적에도, 인터넷에서도, 그저 극히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감정 기복일 수 있다고. 그렇게들 말했다. 하지만, 그렇더라. 라는것과 실제로 겪는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우울했다가, 기분도 좋았다가, 한없이 행복하기도 했다가, 또다시 슬퍼졌다가. 제 안에 있는 건 조이 하나인데, 마치 여러명의 자아가 생겨난 듯, 정말이지 감정이 널을 뛸때가 있었다. ㅡ그렇대도, 아빠한테는 그러면 안되는건데. 그치..., 그래가 살짝, 의자에 좀 더 몸을 묻어보던 그 때, 



"엄마아, 조이 왔어요~" 

아기 목소리를 흉내내는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파티션 너머로 손인형 하나가 쑥, 올라와서는, 


"엄마~ 힘내세요~ 조이가~ 있잖아요~" 하며 노래를 부른다. 


큭, 하하하, 너무 귀여워서, 볼이 발그레 해지도록 웃자, 그제야 한껏 몸을 구부리고 있었을 석율이 얼굴을 내밀며 눈이 휘어지도록 미소짓는다. 돌아 들어가, 그래의 곁에 선 석율이, 팔을 뻗고는 앉아있는 그래를 제 허리께에 기대게 한다. 석율의 손에서 그 손인형을 조심히 빼 간 그래가, 만지작, 만지작. 보드라움에 웃는다. 



"큭..., 별 걸 다하네... 우리 한대리님" 

"후후..., 어때..., 기분은 좀 나아졌어....?" 

"....응... 아까... 미안했어요 조이아빠..." 

"괜찮다니까 그러네. 조이 때문에, 우리 참.. 많이 변한다 그치?" 


ㅡ그러게, 이게 왠말이래요. 천하의 한석율이 스타일 안살게. 그래의 장난스런 말투에 그제야 좀 안심이 된 석율이 그의 가방을 챙겨 들며 말한다. ㅡ뭔들 못해. 나 다 할 수 있어. 크큭, 집에가자. 








삑 삑 삑 삑, 띠리링- 

"뭐 먹어야 하나..?" 

".... 글쎄..." 


익숙하게 석율과 집으로 들어서며, 일상적인 듯 묻는데, 답하는 석율의 표정이 왠지 의미심장 하다고 느끼던 그 때, 신발장 한 켠에 놓인 익숙한 신발이 눈에 들어온다. 놀란 토끼눈을 한 그래 앞에, 


ㅡ!! 

".... 그래야..." 


부엌에서, 앞치마까지 차려 입고 뭔가를 만드시던 어머니가, 급하게, 그래를 반기러 나오신다. 너무 놀라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라서, 어디까지 알고 계신건가 싶어서, 그래가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자, 벌써 눈에 눈물이 그렁한 어머니가, 다가와 따뜻하게 그래를 안아주신다 



"..... 엄, 엄마..." 


그 부름이, 왠지 너무 그리웠었던 그래가, 이 상황이 아직 어리둥절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오르는데, 토닥이는 어머니의 손길이, 이미 다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 엄마, 다 아시는구나. 다 아셨구나. 


"이 녀석아.., 엄마가 되겠다는 녀석이.., 애미 맘을 그리도 몰라 왜..." 

"...흐윽..., 죄송해요... 흑, 죄송..해요...." 



어머니의 한마디에, 울음이 터져버려, 죄송하다는 말만 연신 되풀이 하던 그래를, 말 없이, 그래, 그래, 하시던 어머니는, 그래의 울음이 잦아들때까지 몇 번이고 등을 쓸어내려 주신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석율의 눈가 또한 이미 벌개져 애써 숨을 참아본다. 
집안에, 달큰한 호박죽 냄새가 가득하다. 









"어머니, 저 왔어요" 


석율이 들어서자, 방에 계시던 어머니가 놀라며 반겨오신다. ㅡ석율아, 이시간에 왠일이야. 하던 어머니는, 으례 뒤따라 들어올 것 같았던 이의 모습이 보이질 않자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신다. 그 모습을 모를리 없던 석율이, 머쓱하게 웃으며, ㅡ잠깐 현장에 왔다가요, 저만 왔어요. 하자 다시 환하게 웃으신 어머니가, ㅡ잘 왔어. 뭐 좀 줄까, 들어와 앉아. 하며 부산스레 그를 맞으시는데, 석율이, 그런 어머니의 팔을 잠시 잡는다. ㅡ어머니 저...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어요. 



그제야, 웃고는 있으나 평소답지 않게 어딘가 굳어진 석율의 표정을 보신 어머니가, 잠시 시선을 마주치다 그를 방으로 들이신다. ㅡ일단 들어와라. 여기서 이야기할 건 아니잖아. 


앞에 앉은 어머니를 두고, 낮은 천장 탓에 어정쩡하게 서 있던 석율이, 앉으라는 어머니의 재촉에, 

ㅡ!!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는다. ㅡ죄송합니다, 어머니. 

그리고는, 품 안에 고이 있던, 사진 한 장을 꺼내 내민다. 



"....이게...." 

무엇이냐는 듯, 떨리는 눈빛의 어머니를 보던 석율이, 조심스레 입을 연다. ㅡ그래가, 어머니 손주를, 저희 아이를, 품고 있어요 어머니. 


파르르 떨리는 어머니의 눈빛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석율이, 어머니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드리며, 한 번 시작한 말을 이어 나간다. 


"의학적으로, 설명 할 수 없는 부분이 많대요. 저희도 처음엔, 듣고도, 보고도 믿기지가 않아서.., 그래서 혹시라도 잘못 될까봐, 말씀 드릴 수가 없었어요. 죄송합니다..." 


어떻게 이해 시켜 드려야 하는지, 충격이진 않으실지 싶어, 어느새 석율의 목소리도 파르르 떨려오는데. 그런 석율과 시선을 맞추던 어머니의 흔들리던 눈빛이, 이내 고요히, 평정심을 찾는다. 그 모습이, 처음 병원에서 조이의 존재를 확인하던 그 날의 그래와, 너무도 닮아있어서, 석율의 머리가 또 한없이 숙여진다. 



"...이 넓은 세상에, 어디 우리가 아는 것만이 전부이겠어... 고개 들어 석율아..." 


따뜻한, 어른의 말씀에, 못내 걱정하던 마음도 긴장도 풀어져버린 석율이, 애써 차오르려는 눈물을, 입술을 꾹 깨물면서 참아내본다. ㅡ죄송합니다... 말릴 수 없었어요. 그 말에, 어머니가 다 안다는 듯한, 또 그런 표정을 지어보이신다. ㅡ그 녀석이, 오죽했으려고. 


"얼마나 된거야..." 

"이제 11주 조금 넘었어요" 



석율의 대답에, 어머니의 눈빛이 또 한번, 살짝 흔들리신다. 그 시간 동안, 당신 자식이 겪어야 했을 일들을 익히 아는 분. 그 시간 동안, 이 둘이 또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싶어, 어머니가 석율의 어깨를 감싸 오신다. ㅡ말하지 않고선. 혼자 그걸 어떻게 다 챙겨주려고. 


흐윽..,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석율은, 끝내 새어나오는 울음을 막지 못한다. 사실 그간, 석율의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리라. 그래가 처음 겪는 모든 일들은, 석율에게도, 처음이었다. 다만, 아이를 품은 그래가 자신보다는 몇 배, 아니 몇 백 배 힘들테니까. 감히 그 앞에서, 내색 할 수 없었다. 그래는 추호도 그리 생각하지 않을테지만, 석율은 간혹, 죄책감도 느끼고 있었다. 제가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그래가 아파할 일이, 없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 불쑥 고개를 내밀곤 했다. 그런데, 다른 누구도 아닌 그의 어머니가, 당신 자식의 어려움을 헤아리기에 앞서 석율을 토닥이신다. 너의 마음 또한, 무거웠겠구나. 하시며- 





"... 어머니, 그래가 어머니 호박죽이.. 먹고 싶대요" 


한참 어머니 앞에서 울어내던 석율이, 한결 편안해진 듯, 어머니에게 웃어보인다. ㅡ퇴근하면, 이리로 데려 올까요, 묻자, 어머니가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신다. 


"올라오는 계단이 얼마나 많은데. 아서라. 큰일 날 소리" 


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그것까지 이미 다 생각하신 어머니의 발언에, 석율이 희미하게 미소짓는다. ㅡ그래는, 어머니를 참 많이 닮았어요. 그런 석율을 두고, 어머니가 급하게 옷장에서 겉옷을 챙기시고는, 


"얼른 시장 보고, 너희 집으로 갈테니까. 석율아, 넌 얼른 회사 들어가라" 

"아, 어머니, 제가,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씁, 말 들어. 아, 애 아빠가, 하루라도 더 열심히 벌어야지! 들어가, 시간 맞춰서 갈게" 










"푹 푹 떠먹어. 많이 안 뜨겁다." 


수저를 그래의 손에 쥐어주신 어머니 말씀에, 그래가 네. 하고 대답하며 한 술 크게 떠 입에 넣어본다. 옆에서 긴장하며 지켜보는 석율이, ㅡ괜찮아? 안 올라와? 하는데, 잠시 조용하던 그래가 예쁘게 웃어보인다. ㅡ응. 안 올라와요. 


그래의 그 대답에, 어머니와 석율 모두, 풋, 하고 웃어보이자, 그제야 어머니가 됐다며 함께 수저를 드신다. 신난 석율의 숟가락질도 점점 빨라진다. 









"뭐 이렇게..., 하나도 안 쉬워.. 너희는..." 

"..... 엄마....." 



그래가 오랜만에 용케 두 그릇이나 비워 낸 꽉 찬 저녁 식사 후, 어머니와 얘기 좀 나누라며 석율이 잠시 자리를 비켜주었다. 정말 오랜만에, 쇼파에 앉은 어머니 무릎을 베고 누운 그래가, 엄마 냄새 좋다며 답지 않게 얼굴을 파묻자, 그런 그의 아랫배를 가만히 쓸어내려주시던 어머니가, 덤덤하게 말씀하신다. 


"그런데도, 행복하니 그래야?" 

"... 응. 엄마. 나 우리 조이 때문에, 힘들다가도 너무 좋아요" 

"그래... 그거면 됐다... 엄마는 항상, 그거면 돼" 



바둑을 그만 두던 그때의 그래를, 계약직이라는 타이틀에 늘 전전긍긍하던 그래를. 여자가 아닌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던 그래를 바라보시던 어머니의 소망은 이때껏 늘 한가지 뿐이었었다. 우리 그래가, 내 새끼가, 행복해지는 것. 그래서 어렵지 않게 석율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내 새끼가, 가장 행복한 미소로 바라보는 이. 남들이 뭐라건, 그것이 무엇이던 어머니는 상관없었다. 둘의 사랑이 어렵더라도, 가장 행복 할 수 있는 방법이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었던게 어머니 마음이었다. 그리 좋아하며 살다, 외로워지면, 아이를 원하게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어머니는 하지 않았다. 그런 걱정을 하기에는, 둘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으니까. 


아마 하늘도 이 둘이 예뻐 보인 거겠지, 어머니는 생각했다. 사람이 정의 내릴 수 없는 일을, 행하게 한 데에는, 그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분명 존재했으리라. 어머니는, 잠이 오려는 듯 자꾸 말끝이 흐려지는 그래의 머리칼을 조심조심 쓰다듬는다. 
우리 그래가, 엄마가 되려는구나 
내 새끼.., 우리 그래... 









"엄마, 주무시고 가세요" 

"네 어머니, 저희가 거실에서 자면 되요. 밤도 늦었는데..." 

"글쎄 됐어.., 엄마 원래 잠자리 바뀌면 잘 못자. 너희들도 내일 출근해야지" 


어머니는, 주무시고 가시라는 석율과 그래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신발을 신으신다. 석율이 다시 한 번 더 권유해 보려는데, 그런 어머니 성격을 모르지 않는 그래가, 아니라며 조용히 석율의 팔을 잡는다. ㅡ울 엄마 고집을, 누가 당하게. 


"나오지마. 엄마 바로 요 앞에서 택시 타는거 알아. 석율이도, 나오지마" 

"아, 어머니, 제가 그럼 차로..." 


석율이 제 차로 모셔다 드리려고 차 키를 챙겨 나오자, 어머니가 그에는 한사코 거절하시면서 나지막히 석율을 바라보신다. 


"석율아" 

"네... 어머니..." 

"우리 그래..., 잘 부탁해..." 

"....네, 어머니. 걱정마세요... 저희 이제 자주 갈게요. 어머니 오셔도 되고" 

"그래. 그래가 먹고 싶은 거 말고, 석율이가 먹고 싶은 거 생겨도, 전화 해" 

"네.. 그럴게요.." 


끝까지 석율도 함께 챙기시는 그 모습에, 석율이 감사한 마음을 가득 담아 어머니께 다가가자, 어머니가 그런 석율의 어깨를 툭툭, 쳐주신다 




"그래야.." 

"..... 엄마..." 

"무조건 잘 먹고. 좋은 생각 많이 하고. 석율이랑, 싸우지 말고" 


싸우지 말고, 가 왠지 어릴적에 들었던 '친구랑 싸우지 말고' 같아서 그 와중에도 쿡 웃어보인 그래가 어머니를 한 번 꼬옥 안아본다. 석율이 옆에 있어도 저는 이렇게 하나같이 어려운 그 일을, 병상에 계신 아버지까지 돌보며 어찌 해오셨을까 싶어, 그 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준다. 


엄마 이제 갈게. 하며 돌아서시던 어머니가, 무언가 빠트리셨다는 듯, 뒤를 돌아보며, 



"조이야, 할미 간다. 엄마 조금만 괴롭히고 잘 크고 있어" 



어머니가 나가신 문을 바라보던 두 사람의 얼굴에, 평온한 행복이 깃든다. 그리곤, 그래를 돌려 안아 깊게 그의 입술을 머금던 석율이, 웃으며 속삭인다. 








우리 조이 좋겠다..., 




너무 멋진 할머니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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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y's 태교일기 

조이야,
오늘 아침까지도 엄마는,
엄마도 처음 겪는 이런 기분에, 많이 힘들었었어.

그런데 우리 조이 곁에, 또 엄마 곁에,
아빠도, 또 할머니도 지켜주고 계신다는 걸 알게 되니까
엄마 이제는, 그 어떤 일이 와도 더 열심히, 조이를 위해서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행복, 우리 조이가 아니었으면 엄마 평생 몰랐을텐데.
우리 조이가, 엄마에게 벌써부터 너무 많은 선물을 주고 있구나.

엄마의 엄마가..., 그러니까 우리 조이 할머니가, 엄마에게 해주셨던 것들.
엄마도 이 다음에 꼭, 우리 조이에게 다 해줄 수 있었으면..
아니 반의 반만이라도 꼭 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 그럴 수 있도록,
조이가 지금처럼 엄마한테 힘이 되어줘.
고맙다 우리 아가.., 사랑한다, Our Joy-

[2016.05.12. 11W+2D. 5.1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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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편+외전+보너스가 있는 연재물입니다.
오메가버스 설정이 아닌 그저 '순수 임신물'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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